노을 자리

광풍을 맞으며....

들마을 2006. 7. 29. 11:12
회오리 바람과 광풍이 몰아치는 며칠이 지나갔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은 아니지만
너무도 빨리 다가온 선택의 순간이었다...

젊은 한 시절을 미친듯이 살며
낮과 밤도 잊으며 매달렸던 일들인데
결국 이렇게 종지부를 찍고 말았다.

오랜 시간을 같이 꿈을 키우며 고생했던,
힘없이 쳐진 어깨를 감싸주지도 못하는
무기력한 내 모습만 덩그런히 남아
앞으로 다가올 일들을 걱정하며 밤새워 술잔을 비웠다...

변해버린 세상속에서
누구도 아무것도 원망할 수도 없는 일이다.

누구나 언젠가 다가올 죽음을 알고는 있지만
막상 죽음의 그림자가 눈앞에 왔을 때
비로서 자신의 죽음을 느끼듯이
이미 예측했던 일이 결국 현실로 나타났을 뿐인데
그래도 차마 눈길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감싼 정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곳에 같이 뿌렸던 땀과 정열들이 못내 아쉽고
수없이 부딪쳤던 그들의 눈망울이
여전히 나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 변해버린 세상 탓을 하자....
어쩜 우리가 힘들게 살아왔던 그 시간들이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가 젊은 날을 바쳤던
그 열정과 아픔, 그리고 기쁨들은
우리들 마음 속에서 추억으로 살아 남아
다시 만나면 좋은 술안주가 될 수는 있을거야..

두고 두고 아쉬움도 원망도 남겠지...
이제 어쩌겠니...

아무런 도움도 약속할 수는 없지만
잊지말고 다음에 만나자..

얼마 지나지 않으면
나도 너희들 뒤를 쫒아가게 되겠지..

잘가라....
그리고 정말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