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오월을 마감하며...

들마을 2006. 5. 30. 15:58
내가 맞는 하루 하루는
비바람치고 눈보라에 떠는 날보다는
맑고 화창한 날이 더 많은데
그래도 기억 속에 남았던 날들은
폭풍우 속에서, 눈보라치던 추위에서
힘들었던 날들인 것 같다..

내가 힘들어 했던 기억들이
가슴에 남아 힘들게 했던 것도
나에게 허락됐던 아름답고 행복했던
그 많은 날들 중에 비바람 불었던 날들인가 보다..

긴 세월을 두고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도
버티고 잡고 있었던 것은
따지고 보면 힘든 날보다
좋았던 날이 더 많았기 때문이었을텐데
힘든 날들을 잡고 더 이상 힘들어 하지 말고
이제 편한 마음으로 돌아가야지...

아무리 긴 장미가 이어진다해도
매일 해가 떠오르는 것을 믿는다면
비바람속에서도 해가 떠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

더 이상 미워하지도 말자...
더 이상 힘들어 하지 말자...

내가 좋아서 끌어 안았던 순간들..
그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간직하자..

비록 그 향기는 사라질 지 모르지만
내가 간직한 느낌만이라도 간직하자...

내가 남긴 약속들도 그대로 내버려두자..

그 약속의 의미를 받아들이든 말든
그 약속을 간직한 사람에 맡겨두자....

오월을 알리는 상끗한 아카시아꽃 향기 속에서,
밤 공기를 물들이던 라이락 꽃향기 속에서 ,
피빛처럼 붉게 타오르던 장미꽃 향기 속에서
그 꽃들의 향기보다도 강한 향기 속에서 보내던
너무나 많은 의미를 가졌던 오월인데..

이번 5월은 많은 생각과 갈등으로
참 힘들게 보낸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