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마음씻기
들마을
2007. 4. 9. 10:40
어렵고 힘들었던 기억들을 씻고 있다.
매일 샤워를 하던가 목욕을 하고서도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을 씻고 면도를 해야 하듯이
아무리 지우고 지워도 흔적들이 너무 힘들어
그래도 남아 있는 마음의 흔적들을 아직도 씻고 있다.
일반 얼룩이야 표백제로 하얗게 탈색 시켜버릴 수도 있는 일이지만
마음의 일이라 어지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의 색깔들을 무조건 하얗게 지울 수도 없는 일이다.
오히여 하얗게 남겨진 흔적이 더 아품으로 다가올 수도 있음을
그간의 세월을 두고 익혀 왔으니까...
그저 열심히 마음을 씻고 그 흔적이 옅어지기를 기다리다가
어느날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며 덧칠이라더 할 수 있기를 바래야지...
많은 시간들이 흘렀는데도 기억만은 또렸한 것들이 남아있다.
그 힘든 시간에 왜 그랬을까..
심지어 삶과 죽음이 교차되던 그 순간에도 왜 그렇게 간절했을까...
그 순간이 끝나고 다가왔던 모습들....
차라리 보지 말아야 했을만큼......
그건 사람의 정을 가진 모습이 아니었다.
가지 말아야 했던 길을 찾아간 마음에 대한 응징이라고 받아들이고
길을 선택해야만 했지만 여전히 맘을 정리하지 못했었다.
결국 시간에 마음을 씻고 미움으로 덧칠하며
아픈 기억들을 잊어야 했다.
유난히 처음이라는 단어를 붙인 날들이 기억 속에 많이 남긴 달이다.
그래서 어쩌면 더 힘들어지는 계절인지도 모르겠고....
매일 얼굴을 씻듯이 기억도 마음도 씻어야 편해지는 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