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맞는 5월
많이 힘들고 어려운 길이었지만 잘 버티며 이겨낸 느낌이다.
언젠가 다짐했던 것처럼 내 마음이
니코틴의 강렬한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만큼 독해진다면
그토록 나를 잡고 있던 집착을 털어 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니코틴에 대한 유혹을 아무런 갈등이나 어려움 없이 이겨내고 있는 것은
내 마음이 독해서가 아니라 아닌 것에 대한 포기이다.
한 때 몸과 마음이 황폐해질 만큼 간절했던 생각들로
때로는 순간 순간 마음이 흔들리지만
결국 길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마음을 걷어들이는 순간
아무런 집착이나 갈등도 없어졌고
오히려 신기할 만큼 편안하고 담담하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며 남긴 굳은 맹세나 말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나 마음 빚들도
내가 받아야 했던 마음의 상처와 배신감으로 계산하고 나니
더 이상 내가 힘들어야 할 이유도 가슴에 담아야 할 짐도 없어졌다.
기억 속에서 어떤 인연의 끈으로
우리를 묶어 놓았다고 생각한 남아있는 설레임으로
매년 기다리던 날들이 담겨있는 4월과 5월이었지만
이젠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냥 스쳐가며
서로의 필요성으로 말초적인 느낌이 오고 간 날들일 뿐이다...
지난 4월의 그날도 그랬듯이
다가올 5월의 그 날에 대해서도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기로 했다.
담배 연기를 통해 전해지던 니코틴의 강렬함이 사라지듯
더 이상 내가 그 날들에 대해 어떤 의미를 주지 않는다면
결국 아무런 의미없이 지나가는 날들 중에 하나일 뿐이다...
가장 냉혹함은 마음을 비워내는 것이다.
내 마음에서 내 생각을 잡고 있던 것들의 생명을 지우고
다른 길을 향해 발 걸음을 옮기는 것이니까...
새롭게 맞는 5월의 첫날
이제는 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히려 갈등에 휩싸이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맞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 날에 대한 기억마저 지워야할 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