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석문에서 난지도를 보며...
들마을
2007. 10. 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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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꽃처럼 다가와 매달리던
그 날들이 실없는 몽상에 사로잡힐 때
이를 악물고 시간의 벽을 갈며
무디어진 날을 세우고 있던 이유는
아마도 그 사람에게
강하게 보이고 싶은 집념이었는지도 모른다 .
여전히 가슴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버려둘 수 없는 꿈들로 현기증이 나는 오늘을 붙잡아 놓고 엇갈리며 흙탕물에서 허우적대는 내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티며 살고 있는 여전히 끊을 수 없는 연민이 가슴을 여미며 아프게 한다.
이제 세월을 넘어 눈에 넣은 것은 바람도 꽃도 아니기에 마른풀처럼 쓰러지지 않기 위해 내 앞에 세운 칼날 위에서 차라리 바람결 따라 눈을 감기로 했다 .
더 이상은 버리지 못하고 가슴에 쌓인 혹독한 아픔이 아니라 서늘함으로 나를 탄생하게 해 준 유리 같은 맑은 마음을 안고 하얀 내 속살을 갈라내고 따뜻한 피를 나누어 주어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