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요즘 가끔..
시간이 간다라는 것 세월이 흐른다는 것이
참 고맙고 감사해야 하는 거라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들이
무사히 잘 지나가버렸다는 것에 대해....
그런데 요즘 그게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
여기 저기 다니며 만나고 부딪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이 모질게 고생을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 일수록
삶의 고통으로 더 질겨지고 모질어지는 사람들을 너무 많다.
그런데 난 나이를 들어가면서
아픔을 통해서 성숙해 지기는 보다는
오히려 더 쉽게 감상에 빠지고 더 여려지는 것 같다.
그런 걸 보면 자신의 아픔을 어떻게 치유 했냐.. 하는 문제는
결국 자기 자신 안에 남겨진 커다란 숙제이기도 하다.
치유 되었다고.. 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자랑처럼 남아서 또 다른 걸림돌이 된 모습이다..
결국 아픔을 통해서 성숙하는 것이 아니고
시간이.. 세월이 사람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세월을 어떻게 관리했냐..
이것이 사람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한다..
가끔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느끼며
우리 얘들과 집사람을 바라볼 때가 많다.
몇 년 전 큰 녀석이 입시에 실패했을 때
나도 자제하지 못할 만큼 터져 오르던 실망으로
온 식구들마저 숨죽이며 지냈던 기억이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자기가 원하던 대학에 떨어져 기가 꺽인 작은 녀석을
그냥 안아주고 말았다...
남이 나를 행복하게 바라본다고 해서
내가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고
내 마음이 스스로 행복을 느낄 대 행복해지는 것이지만
이 또한 어차피 지나가는 시간의 한 순간과 감정들이다.
언제 부터인가 얘들이 공부에 매달리게 되면서 사라진
우리 가족만의 시간의 여유
그 공간을 다시 찾아가 보고 싶다.
어쩌면 앞으로도 몇 번 주어지지 못할 기회이기에 놓치기 싫어
이번에 큰 녀석이 복무를 마치면 복교하기 전에 휴가를 내서
예전에 얘들이 어릴 때 내가 젊을 시절에 머물렀던 곳을 찾아
온 가족이 모두 같이 며칠 간 여행을 갔다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