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중독...

들마을 2008. 5. 26. 22:39

 

    이제는 모두를 지워 버리고

    아주 조금씩만

    너를 사랑하기로 했다. 


    다시는 찾지 말아야 할 너였지만...
    반쯤은 남겨두지 않으면
    내 시린 가슴을 어디서도 달래지 못하는

    지독한 마약 중독자같이 네게 빠진  

    내 위험스러운 사랑을 내가 알기에...


    쓴 잔의 독백처럼
    길들여진 아픔에도
    되새김질 하듯 꺼내고
또 꺼내야만 하는 너이다.

    그래서 이제는 가능하다면
    아주 천천히 조금씩만
    너를 그리워하기로 했는데..

 
    머잖아 없어질 것 같은  

    반을 남겨둔 내 사랑이 내 운명의 그늘에서    
    파리해진 기억들을 잘게 부수며 
    다시는 볼 수 없는 것 같은 너에게

    다 채우지 못해 빈곤한 입술로

    중독된 사랑의 열병을 토해낸다.

    독버섯에 중독된 가슴처럼 
    검게 묻어나는 고요한 슬픔을 
    꾸역 꾸역 토해내며 

    반 쯤 그리운 잔으로 나의 목을 적신다. 

 

    내 살아 있는 그 날까지... 

   결국 너를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