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마음길

들마을 2009. 1. 4. 22:18

둘이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건,

눈에서 보이는 거리가

눈 안에 차지 않는 것이었지만

점차 허락한 거리 만큼

닿을 듯 말 듯한 거리를

잰 걸음으로 따라 잡는 보폭으로

마음길을 찾아 걷는 일이다.

 

정말 떠날 줄 모르고

그토록 긴 시간을 두고

주저 앉앗던 마음길인데

사람의 일이란

참 마력 같은 것이라서

세월마저 잊고 돌아 앉아

윤달을 만난 

설익은 보릿대처럼 

흐르는 물소리에

길 따라 마음을 잇고 있다.

 

그렇게 지켜만 보던 마음이

괜찮은 그리움 하나 품고서
조그만 샘물이 물길을 열듯

커다란 시내를 이루며

마음길을 열어 가고 있다..

 

함께 걷는다는 것은

어깨의 부딪침이 아니라

내 마음이 간절한 만큼

마음과 마음이 닿는 감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