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겨울비에 젖어서...

들마을 2009. 1. 1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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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니?
내 노크 소리가 들리니....

 

어슴프레 눈 뜨고 일어나,

어젯밤 챙겨놓은 옷을 입고 나가다가 문뜩 네 생각이 났어..

그 짧은 순간에, 네 생각을 하며 참 많은 생각이 났어.


늘 네게 다가가고 싶은
내 마음의 불빛을 느낄 수 있는거니?

지난 계절에 내내 갈증만 남기던 비인데

뜬금없이 봄비같은 겨울비가 오네.

 

그런데 어둠이 가시지 않은 여명 속에서

겨울비가 귓가에 대고 뭔가를 속삭이는 것 같다.

너도 그런 걸 느꼈으면 좋겠는데...


나는 말야,

요즘, 오래 전에 잊어버리고는 까맣게 잊어버리던 기억들을

다시 하나 하나 찾아가는 기분이다.

 

언젠가부터 제자리를 잃어버린 모든 것들이

너무 슬프고도 불쌍해.

그리고 나는 이제야,

그동안 참 먼 길을 돌아왔다는 것을 깨달아.

이제서야 내 모습을 찾은 것 같으니까..


나는 하나하나 변하고 있어.

너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시간동안,

너와 쌓은 기억들을 모른 척한 그 시간동안,

나는 많이도 돌고 돌아서 다시 여기까지 왔어.

그리고 먼지가 뽀얗게 앉았던 분명한 그 기억들을

그냥 둘둘 말아서는 자꾸 멀리 멀리 보내고 있어.


나는 다시 예전처럼 하루하루 흔들려 갈 거야.

작은 추억에도 휘청거리고,

때로는 무심한 말투에도 상처받고,

다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는 많은 것들을 통해

또 많이 베이고 상처가 날 거야.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나라는 존재를 다시 느낄 수 있으면 만족해.

다시 내가 나답게 살 수 있을 테니까,

어쩜 나는 이제, 우는 소리를 낼 수 있는 나이는

벌써 지나버렸는지도 모르잖아....

How Can I Keep From Singing -E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