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사랑
그토록 매여 있던 굴레를 벗어나는 참담함
생각해보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는데
대부분 혼자 가슴에만 담고 있었던 시간이었지만
결국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가슴 깊이 담아두엇던 흔적마저 지우며
상처만 덩그러니 내 가슴에 가득 안은 채 떠난다.
애초부터 그 상처는 내가 자초한 것이기에
누구에게도 하소연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아마 그 사람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늘 아픔과 안타까움으로 바라보며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만나고 떠나면서
그토록 준비하고 만난 이별이었지만
막상 내 가슴에 품었던 기억마저 놓아버리고니
긴 세월을 버텨온 가슴 깊은 곳에서
참아야만 했던 서러움이 복받쳐 오른다.
처음 이별을 예감했을 때
좀 더 일찍 떠나야 했었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버텨온 기다림이 상처만 키웠다.
좀 더 일찍 떠났다면 상처가 이렇게 깊지는 않았을텐데..
결국 뒤늦게 떠난 것이 못내 후회 될 뿐이다.
한 때나마 불꽃처럼 피웠던 만남이
늘 그 사람을 향한 조마조마한 조린 가슴이었다면
그 기억들을 안고 버텨왔던 기억마저 지우며
지금 떠나야 하는 이별은
가슴 깊이 비수로 파고 들어와 후벼대는 아픔이다.
결국 언제인가 치러야 하는 홍역이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그 사람을 떠날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게
이제 남겨진 것들은 '추억'으로 남기고
모든 자리를 정리하며 마무리해야 하는
그 사람과 함께했던 나의 여행은
설레임과 아픔이 혼합된 알 수 없는 미로였던 것 같다.
널 보낸 이유/ 이승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