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바보사랑

들마을 2009. 2. 21. 02:17

 

 

그토록 매여 있던 굴레를 벗어나는 참담함 

생각해보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는데

대부분 혼자 가슴에만 담고 있었던 시간이었지만

결국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가슴 깊이 담아두엇던 흔적마저 지우며

상처만 덩그러니 내 가슴에 가득 안은 채 떠난다.


애초부터 그 상처는 내가 자초한 것이기에

누구에게도 하소연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아마 그 사람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늘 아픔과 안타까움으로 바라보며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만나고 떠나면서

그토록 준비하고 만난 이별이었지만

막상 내 가슴에 품었던 기억마저 놓아버리고니

긴 세월을 버텨온 가슴 깊은 곳에서

참아야만 했던 서러움이 복받쳐 오른다.

 

음 이별을 예감했을 때

좀 더 일찍 떠나야 했었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버텨온 기다림이 상처만 키웠다.

좀 더 일찍 떠났다면 상처가 이렇게 깊지는 않았을텐데..

결국 뒤늦게 떠난 것이 못내 후회 될 뿐이다.

 

한 때나마 불꽃처럼 피웠던 만남이

늘 그 사람을 향한 조마조마한 조린 가슴이었다면

그 기억들을 안고 버텨왔던 기억마저 지우며

지금 떠나야 하는 이별은

가슴 깊이 비수로 파고 들어와 후벼대는 아픔이다.

 

국 언제인가 치러야 하는 홍역이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그 사람을 떠날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게 

이제 남겨진 것들은 '추억'으로 남기고

모든 자리를 정리하며 마무리해야 하는

그 사람과 함께했던 나의 여행은

설레임과 아픔이 혼합된 알 수 없는 미로였던 것 같다.


널 보낸 이유/ 이승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