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연가

말이나 전해 다오

들마을 2009. 8. 14. 11:30

세월이 지나

어쩌나 불현듯 부질없이 

또 다시 떠오르거든

그 땐 혼자 견디기엔

너무 힘들어서

벌써 잊었다고 말이나 해 다오.


힘들게 매달렸던 꽃이

마디 짧은 늦은 줄기에 
봄꽃 보다 더 짙은 향기로 
묻어나듯 피었건만

무서리같은 힘든 세월에

결국 꺾였다고 말이나 해 다오.

 

애써 놓지 못해 잡고 있던

가슴 아픈 기억들도
저 만치 혼자 누워 

긴 기다림에 메말라 

누렇게 죽어가며 

혼자 잊혔다고 말이나 해 다오

 

한조각 말장난처럼

덧 없는 약속

혹시 마주 앉아

다시 물어보게 되거든
그땐 너무 힘들어

그냥 잊었다고 말이나 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