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사고 5주년을 맞아....

들마을 2010. 3. 24. 09:36

때 잃은 눈이 쏟아지고

봄을 시샘하는 추위를 맞으며 출발해서

일주일간 40도가 넘는

열대의 폭염속에서 보내고 오니

어느 새 또 다시 한 해의 문이 열리고

죽음을 향해 던져졌던 순간을 5번째 맞았다.

 

그 절체절명의 순간을 돌아보면

내 주변의 모든 것은 물래방아처럼

계속 돌아가는 순환의 이치이고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가 축복이지만

여전히 가슴 속 구석에서는

늘 뭔가 부족함으로 갈증을 느끼며

내게 절실하게 필요했던 수많은 감정들을

얼굴에 세월의 흔적으로 새겨왔다.

 

한시도 쉬지 않는 세월 따라

꽤 많은 시간이 흘러 갔는데도

그 감정의 찌꺼기와 기억들은

세월따라 흐르지 못하고

가슴에 단단히 박혀서 빠지지 못하나 보다.

 

아마 가슴에 담겼던 마음을

주고도 주고도

아직도 비우지 못한

욕망의 그릇이 남겨진 탓일텐데...

 

사랑...연민...그리고 삶

그 자체가 이미 행동하는 순간부터

다시 되돌려 받지 못하는 것인 것을

왜 이다지 깊은 늪 속에서 허덕이는지...

 

이제는 잊고 살자

조금도 바라지 말자
아무 것도 기대하지 말며

더 이상 기다리지도 말자.

 

그리고...

기억 속에 혼자 남겨졌다는

내 감정에 두려워하지 말자

 

누군가

눈물이 마음의 아픔을 씻어내는 것이라 했는데

더 나이를 먹기 전에

언젠가 술 한잔 마시고

기억을 떠나 보내며

한번 쯤은 눈물을 흘리며 울어보아야겠다.

 

모든 사랑은 베푸는 순간

뒤도 돌아다 보지 않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는데

늘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이 더 많은

햇빛같은 마음을 갖고

때로는 나를 잊고 사는 것이

스스로 행복해지는 지름길 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