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중국 출장 후기

들마을 2010. 4. 23. 17:33

긴 중국 산서성 출장길에

마치 서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무너질듯 하며 버티고 서있는

황토더미 사이로 펼쳐진

황량한 벌판과 언덕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군상들을 보며

조각났던 마음들이 새삼 떠오른다.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맞아주지만

여전히 감추지는 못하던 궁핍한 모습

 

4년 전에 만났던 일을 기억하냐고?

물론, 나는 아직도 또렸이 기억하지.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

내가 절망 속에서 허우적 거릴 때였는데..


그 때 미친듯 마셨던 56도 짜리 독한 백주,

수없이 솟아오르는 감정으로 흥얼거리던 노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추억들,


술에 취한 늦은 밤에 파랗게 흔들리던 불빛,

차라리 돌아오기 싫었던 여행길,

계속 뒤돌아보이던 창가의 황량한 풍경,


전통 시장 수공예품점 아줌마, 

물건들을 사며 몇 천원을 깍고 돌아오는 길에

내가 너무한다는 말에 미안해하던 얼굴,


이젠 또 볼 수 없을지는 모른다는 말에

서로의 사는 세상이 낯설어 보여서

자꾸 작아지는 마음과 떨리던 감정들,

그런 감정을 숨기고 괜찮다고 말하면서  

힘없이 돌아서던 작은 어깨,


기억해줄거냐고?

물론, 나는 두고 두고 기억할거야.

어떻게 또 잊을 수가 있겠니.


비록 또 다시 볼 수 없을 지는 몰라도

내가 너를,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니

아마 영원히 기억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