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비의 랩소디
들마을
2010. 9. 13. 11:49
장마비가 왔다.
바람이 불고,
하늘이 젖고,
장대같은 비가 거침없이 며칠을 내렸다.
그 빗속을 뚫고
미친 사람처럼,
바람맞은 나무잎처럼
비를 맞으며
이리 저리 하루 종일 달리고 걸었다.
이런 저런 사람을 만나
밥을 먹고,
술도 마시며,
비내리는 바닷가를 걷고,
누군가의 사진도 찍고,
또 누군가를 생각하고.....
다시 일어나
또 다시 비를 맞으며 운동도 하고
또 저녁을 먹고,
또 술을 마시고,
춤도 추고,
차를 또 달리고,
또 누군가를 생각하고....
이젠 모든 걸 훌훌 털고
예쁜 미소와 웃음을 떠올리며
이렇게 달리는 나만의 공간 속에서 전화를 할 수 있는
누군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내 곁에 다시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더 이상 누군가에게 말을 할 수도 없고
사람들에게 들켜서도 안된다.
다시 정신차려 따지고 보니
정말 바보같아서
사랑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너무 사랑하고 말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