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향기

[당신에게.71] ...

들마을 2010. 10. 13. 09:19

[당신에게.71] ...

                 - 박봉은

 

당신은 어리석습니다

아니 어쩌면

당신은 참으로 바보입니다

사람들의 눈이 부끄러워

자신의 가슴속 감정을

철저하게 숨기고 삽니다


사랑하면서도

또 그렇게 미워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쉽게

밖으로 끌어 내지 못합니다

항상 천길 지하 감옥에

숨기고 또 숨기고 삽니다

혹시나 밖으로 새어 나갈까 봐

걱정의 종이를

덧대고 또 덧대어 발라 버립니다


더 이상 썩어가기 전에

마음 창문 활짝 열고

금빛 햇살 입고

사랑의 봄바람 타고

훨훨 날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