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생일 축하

들마을 2012. 7. 20. 14:00

 

이제껏 살아온 날들 중에

어느 하루도 사연이 없는 날이 없겠지만

오늘은 내가 잊지않고 기억하고 있는

어떤 의미를 간직한 날들 중 하루다.

 

오늘과 연결된 얼굴과 기억들이 토해낸

지난 일들이 꿈틀거림며

가슴에서 묵직한 감정들이 떠오른다.

 

오늘은 내가 죽는 날까지 잊을 수 없는

장엄한 삶의 프롤로그로 얽혔던

네가 태어난 날이다.

 

무슨 인연으로 너를 만나

기쁨과 절망의 불규칙한 패러다임을 딛고

너를 이렇게 가슴에 안고 사는지.....

 

우연처럼 가슴 깊은 울림이 다가온

너는 내게 사랑이었다고 느끼며

때로는 초조하기만한 가슴을 안고

마지막까지 마른 입술로 지내왔다.

 

결국 이렇게 서로 외면하며 살다가,

언젠가는 아무 일 없는 듯 사라지는

죽음은 나의 영역이 아니겠지만

살아서 숨 쉬는 날들은 여전히 나의 것이다.

 

이젠 너를 향한 원망도 사라져버렸기에

그동안 은총처럼 부여받은 삶이 헛되지 않게

그 무엇도 탓하지 않고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으며,

내가 가졌던 열정으로

남은 시간들을 아름다움으로 바라보기로 했다.

 

분명 그 때 너와 나는 사랑하였고

우리가 나눈 것은 사랑이며

우리에게 남긴 것도 사랑일 것이다.

 

비록 뜨거운 가슴을 나누며

너의 손을 잡고 축하할 수는 없지만

축복받은 날 마음 속 가득 장미꽃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