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또 다른 출발.

들마을 2015. 6. 11. 10:49

때로는 본능으로 느껴지는 위기의식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생존 개념에서 시작되었으리라.

무엇이라고는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년초부터 지속적으로 감지되던 불안감이

하나, 둘 구체작인 형상을 띄며 다가온다.

 

날로 나빠지는 경제환경과 회사 여건..

이에 대비하지 못하고 힘들어지는 것에 대해

일정 부분은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지만

지금 보다 더 나빠지는 상황은 어떻게 헤쳐 나갈런지....

그동안 수출이나 신규 분야에 대한 노력도

결국 뚜렷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너무 현실에 안주하며 지낸 결과다.

아마 내가 가진 운의 한계점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결국 이런 저런 상황과 맞물려 터진

인천 제강소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고 있는데 위기감을 못 느끼고 있다.

그저께 회의를 하며 다시 크게 마음 먹고

위기 상황에 대해 얘기했지만

모두들 회사의 근간이 흔들리는데

원론적인 것에만 매달리며

미래의 불확실한 꿈만 꾼다.

 

갑자기 내일부터 마산공장으로 출근하란다.

어제 영업소장들과 독대 회의를 하며

이런 저런 불만을 듣고 화가 단단히 난 것 같다.

자기들 입장에서 일련의 사태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점보다는 면피성 얘기를 과장해서 했겠지...

책임질 사항은 당연히 책임을 져야겠지만

이런 식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닌데 답답하다.

이런 저런 상념속에 내 사무실을 정리하여

마산공장으로 보내고 일찍 퇴근해 저녁을 먹고

바닷가에 운동하러 나가며 집사람에게 얘기했더니

무슨 일이냐며 불안해 한다.

 

언젠가는 마지막 정리를 해야겠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하며 안심시켰지만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아프게 한다.

또 다른 출발을 향해 준비를 할 시간인 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