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또 다른 12월의 느낌

들마을 2016. 12. 14. 08:51


다부진 각오로 희망을 품고시작했던 올 한해도

싸늘해진 바람처럼 시간을 가르며

종점을 향해 마지막 카운터에 들어갔다.

크게 우려했던 초반의 조바심을 덜어냈지만

그래도 12월이 주는 감정들이 스산하기만 하다.

올 한해의 실적과 내년도 계획을 앞에 놓고 보니

그저 숨기지 못하고 나오는 한숨과 갈등이다.


처음으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이끌어오며

내가 꿈꾸며 하고 싶었던 것들을 추구했지만

그동안 현실에 안주하여 변하지 않는

수많은 현실의 장벽에 부딪치며

그저 혼자 절망하고 분노하며 보낸 한해인 것 같다.


내년은 어떨까?

이젠 좀 내 생각처럼 좀 변해줄까?

어떻게 조율하며 이들을 이끌고 갈 것인가?

아니면 또 가슴 아픈 구조 조정을 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텐데...

그래도 수많은 난관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이어온 우리의 저력을 기대하고 있지만

힘들게 부딪치고 깨져 보지 못한 탓인지

작년에 있었던 일들이 다시 온다는 것을

아직은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먼저 자리를 비켜준 이들 덕에

그나마 아직은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는 것인데...


학교 졸업 후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

아직 이렇게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나와 가족들에게는 커다란 축복이지만

점점 내가 책임져야할 짐의 무게가 무겁다.

점점 힘들게 얽히고 복잡해지는

주변 여건에 적응하기 정말 힘든데

어떻게 이 회사를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런지...


새로운 준비를 위해 남은 시간들을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며

반성하고 새로운 마음 다잡으며

한해를 마무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