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지리산 동문 모임

들마을 2017. 5. 13. 16:37

대학 졸업하고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경남 지역에서 생활하다보니

남들이 흔히 하는 동창이나 동문 모임이지만

주로 경인 지역에서 이뤄지는 동창이나 동문 모임이라

좀 처럼 그런 모임에 참가할 기회가 없었다.


물론 이 지역에도 대학 동문 모임이 있지만

참가해봐도 지역 초. 중.고등학교 동문들끼리 모임이 되어

고향이 이 곳이 아니다 보니 외톨이가 되다시피하게 되어

요즘은 아예 나가지 않는다.


그나마 객지에서 가끔 모이던 고등학교 동문 모임도

주축을 이루던 나이든 선배들이 떠나고 나니

입학시험을 치렀던 우리와 달리 젊은 친구들은 동문 의식이 약해져

어쩌다 몇 안되는 동문들끼리 모임을 가졌지만

요즘은 그마저 정년을 맞은 동문들 일부가 수도권으로 떠나

나에게 동문 모임은 대학 같은과 경남 부산지역 동문 모임이 유일하다.


얼마 전 진주 혁신도시에 서울에서 연구소가 내려오면서

새로운 후배들이 몇 명 합류하게 되어 환영회를 겸해

지난 주말 지리산 뱀사골에서 동문 모임을 1박2일 일정으로 가졌다.


참가하기로 했던 동문들이 갑작스런 일정으로 참석했지 못했지만

낮동안 내린 비 덕에 한층 더 깨끗해진 밤공기에

달이 환하게 비추고 별빛들도 쏟아져 내리는 속에

조개구이와 흑돼지 바베큐를 차려 놓고 12명이 모여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며

밤늦게 까지 술자리를 가지며 즐기고

다음 날 아침에 남원에 가서 골프를 쳤다.


객지에서 오래 살다보니 아무 조건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같은 동창이나 동문이라는 연결고리로 마음 편히 술 마시며

부담없이 어울리며 즐길 수 있는 남들에게는 평범한시간도

나에게는 특별한 시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