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향기

구월의 시

들마을 2018. 9. 2. 19:45

 

♣️ 구월의 시 ♣️

                               ㅡ 조병화 ㅡ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 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움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 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