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신기루

들마을 2019. 12. 10. 09:02

 

 

12월이 되면 이런저런 상념 속에

언젠가는 한번쯤 고민했던

사랑하는 것과 사랑해야 할 것을
다시 깨닫게 해 주는 시간인가 보다.
정신없이 지내온 시간들을

가지런히 정리하다보면
여기저기 나도 모르는 새에

덧없이 놓쳐버린 시간들을 느낀다.

악착같이 붙잡으며 지켜낸

내가 지닌 것,
내 소유의 모든 것
내 안에 있으면서도
결코 내 소유가 아니였던 시간들

그것은 자유로우면서도 자유로움이 아니었고
애당초 내것이 될수 없었던 것이었다.

가끔은 내 곁에 있어도

스스로 느낄 수도 없었고

눈을 가지고도 볼 수 없었으며
귀를 열고도 들을 수도 없고
입을 열어 말하지 못하며
많은 시간이 덧없이 사라져갔다.


언제가 맹세했던 시간의 한계를

올해만은 어떻게든 하며 소원해보지만

여전히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버리고

마음마저 떠나간 시간을
사랑하겠다는 어리석은 인간이
자유와 사랑이라는

신기루를 잡아보기 위해

남은 시간을 향해 헛된 광대짓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