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추석 유감
들마을
2024. 9. 20. 17:48



긴 무더위에 지친 일상 속에서
35도 폭염 주의보와 맞은 한가위
함량이 모자라는 인간들이 설치며
세상을 시끄럽게 하니
날씨마저 그 에너지를 받았는지
재앙에 가깝게 변해가고 있다.
아버님이 고향에 계시니
동생들도 오지말라고 하고
연휴를 에어컨 밑에서 보내며
지난 날들을 돌아보니
젊은 시절 부모님과 형제들을 만난다고
하루종일 고속도로를 갇혀있던 일들도
이젠 추억속의 얘기거리로만 남았다.
모든게 부족했던 어린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즐겼던 추석이
가장 풍성하고 즐거웠던 것 같은데
그때 그 친구들이 이젠 나이가 들어
하나 둘 떠나고 고향에는 한명도 없다.
세월만큼이나 변해버린 추석이
그냥 기억속에서
설렘이 사라진 추억 속에서
이름마저 가물거리는 친구들과 숨쉬고 있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만들지 못하고
지난 추억 속에서 산다는데
이번 추석은 그저 덥다는 생각 뿐인데
이게 추억으로 남을런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