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만나지 못하는 당신.

들마을 2008. 11. 30. 15:45

      

       이젠 만날 수도 없는 당신.

       하지만 이미 알아버린 탓에

       잊을 수도 없는 당신.

       돌아서 가는 뒷 모습을 보면서도

       멀리 있어도 사랑할 수 있을 줄 믿었어.

 

       처음 가졌던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만날 수 없어도, 떨어져 있어도

       그것이 바로 함께 있는 거라고,

       우리가 함께 사는 거라고 믿었어.

 

       하지만 어쩌면 좋을까.

       이렇게 세월이 지나고

       기억마저 하나씩 지워져 버리면

       보이지 않는 것들은 수 만 가지이고

       보이는 것은 절망만 남은 어둠 뿐일텐데...

 

       이렇게 다가갈 수 없는 당신은

       모든게 멀리 있는 것들 뿐이고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은

       별로 남은 것들이 없네...


       그래도 나,

       이렇게 같이 했던 기억 속에

       우리가 함께한 공간과 시간이 있어,

       저기 저기, 당신이 머물던 곳과 시간이 있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삶을 살고 있어.


       당신과 함께 했던 순간이 있어서.

       당신과 함께 했던 이야기가 있어서.


       언젠가는 시간이 되면

       남겨진 추억들이 내게 말을 건네리라 믿어.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마지막엔 이해하게 될 것들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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