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연가

사랑의 기억

들마을 2008. 12. 26. 08:39

 

 

내 앞길도 잘 모른 채

그냥 버티고 지내온 세월

아픔과 기다림으로

고갈된 내 영혼을 채워줄

또 다른 안식처는 어디에 있을까?


처마 끝에 휘몰아친

찬 바람의 울부짖음 소리가

이젠 숨소리마저 멎어가는

고갈된 내 영혼에

기억의 파편으로 비수를 꽂는다.


남몰래 찾아가던 바닷가에서

홀로 삭여 접었던

첫 고리를 꿰었던 기억들


쉬지 못한 계절이 바뀌어도

여전히 지칠줄 모르고

가슴에 매달린 기억 속 잔상은

내 가슴 헤집으며

참지 못한 울음소리를 낸다.

 

또 다시 꽃피는 봄날이 오면

언젠가처럼 따뜻한 미소짓는

함초롬한 그 모습 보며

또 다시 걷고 싶었던

눈물로 얼룩진 사랑의 기억

 

그저 버티고 지내며

살아있기에 살아야 했던

미련한 마음의 존재가

너무나 초라한 모습이기에

그 존재를 이젠 떨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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