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세월이 흘렀으니
악착스럽게 붙잡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내려 놓고 현실을 인식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아직도 마음 뿐 그렇지 못하니
그것이 바로 내 앞에 남은 내 모습이다.
때로는 이런 저런 책들을 보면
어떤 글들은 가슴 속까지 울리지만
그건 일시적인 느낌일 뿐
현실 속에서 만나는 내모습은
여전히 지난 것들에 매달려 있고
시시콜콜한 것 까지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제 며칠 후면 곧 환갑이다.
부모님 세대같으면 잔치도 열곤 했는데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다만 기억의 저 밑바닥에 있는
아주 어린 시절의 단편적인 기억들..
아련한 그 기억 속에 있는
어머니 모습들이 덮힌다.
요즘들어 자꾸 변해가시는 어머니 모습
당신이 전쟁 통에 피난 살이 속에
우리를 키우며 살아오신 시간들을 지우며
힘들어 하시는 그 고통을 지켜보면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아마 나이가 들어 가시면서
어쩜 더 집착이 강해지셨는지 모른다.
그러다보니 수시로 부딪치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제대로 통제를 못하고 있는가 보다.
어머니가 남겨준 내 안의 정체성
예전처럼 당신이 이겨낸 그 세월을
당당하게 자랑하시며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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