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들마을 2006. 6. 6. 15:37

내가 이 날까지 살아오면서
혈연관계인 부모 형제, 자식들을 제외하고
아무런 이유없이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내 삶에 있어서 정말 소중한 존재로서
기억 속에 남겨진 많은 사람들 중에
정작 사랑이라는 말을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아무리 세어 보아도 두손 손가락을 다 채우지 못한다.

그들이 때로는 기쁨과 행복으로

내 영혼을 살찌우기도 했고
때로는 절망으로 나를 파괴하며

좌절 속에서 헤매게도 했지만..
내가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던

그들의 존재는 내가 살아 온 삶을

향기롭게 하는 특별한 사람들이다..

그 중에서도 젊은 시절 혼자서 헤어날 수 없는
절망 속에서 힘들어 방황하고 있을 때
곁에서 나를 지켜주며 갈 길을 가르쳐 주던 선배가
현충일을 맞아 불현듯 떠오른다..

지금쯤은 부모님도 다 돌아가셔서
찾아주는 사람들도 별로 없을텐데
내일 출장길에 둘러 꽃이라도 꽂아 드려야겠다.

이성 관계는 아니지만 늘 곁에서
어쩜 사랑이라는 말의 의미를

처음으로 알게 해준 사람인데
내가 사느라고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그 때는 버릴 수 없으면

끌어안고 가라고 했었는데
지금 내 모습을 보면 무슨 말을 해줄까...

낡은 앨범에 흑백으로 남은 사진을 들여다 보니
여전히 아름다운 미소로 웃고 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늙거나 변하지 않으니
추억은 그래서 좋은가 보다..

살아가며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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