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만남 그리고 ......이후 생각

들마을 2007. 3. 15. 09:12

살아오면서 나를 스쳐간 인연 속에

어쩌면 내 인생의 열쇠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인연들 중에는 좋은 인연, 나쁜 인연들도 있었겠지만

그냥 모르고 덤덤히 스쳐간 인연들도 수없이 많다.

그런 인연들 속에서 얼마 전 이제는 잊으려 했던 한 인연이

내가 이런 저런 이유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연과 아픔이 많앗던 그 사람은 

나에게 어쩌면 참 좋은 인연이었던 것 같은데,

난 그 사람에게 어떤 인연으로 남았을까?

늘 나로 인해 가슴 아프고 슬프게만 했던 것 같은데.... 

 

지난 번 부산에서 만났을 때 나눈 얘기들 중에

가슴에 자꾸 남는 말이 있다.

어떤 인연으로 만났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자기를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이 어떠했는지.....

왜 끝까지 자신에 대해 한사코 거리를 두려고 했는지....

자기가 그렇게 매달렸을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사람들이 만나서 인연을 이어 간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사실 별로 특별히 할 말들은 없었다.

처음 봤을 때 단지 호기심으로

이쁘고 분위기가 좋아서 같이 어울렸던 것이지만

몇 번의 만남을 통해 느껴지던 어두운 그늘을 걷어내고

더 밝고 아름다운 모습을 찾아주려고 했는데

점차 그런 것들이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감정으로 부딪쳐 오니까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되어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었을 뿐이라고 했다.

 

사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과 

단지 연민으로 느껴진 감정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계속 감정을 키워 간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서

더 이상 다가가는 것도, 다가오는 것도

자제하고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햇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다시  더 잘못될까 봐 걱정도 많이 했는데

그래도 내 말을 믿고 비틀거리면서도

끝까지 잘 이겨 나가는 모습을 보고

너무 고마웠고 언젠가 세월이 지나면

다시 편히 만날 수 있을거라고 믿고 있었다고 했다.

 

그 일이 있은 이후에

남자와 여자의 만남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사실 동성간의 인연이란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서 맺어진다.

학연, 지연, 또는 직장, 자신의 일, 기타 취미 등등....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 이성과의 인연이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둘이 인연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동호회나 아니면 공식적인 모임을 통해

의례적으로 만나는 것은 별개이지만

이성간에 둘이서 만나서 감정을 나누며 만나는 것에 대해 

내가 느끼는 것은 이렇다.

남자든 여자든 다른 이성을 만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는 마음이 고달프거나, 외롭고 허전할 때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감싸 줄 수 있고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단순히 호기심이나 성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전자의 경우는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에

괜찮은 것 같고 좋은 것 같지만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여 관계를 이어 간다면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는 있으나 

상대방의 감정을 얼마만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가가 중요하며

그것이 잘못되면 오히려 더 돌이키기 어려운

아주 큰 상처로 남기는 것 같다.

후자의 경우는 대부분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심한 경우에는 돌아서면

바로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물론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전자의 경우도 만남을 지속하다 보면

때로는 섹스라는 관계에 빠져

결과적으로 후자와 같은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설사 그런 상황이 되더라도

후자와 같이 단지 육체적인 쾌락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째든 달리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에게도 살아 오면서 스쳐간 많은 인연들 중에는

좋은 인연으로 남은 사람도 있고,

나쁜 인연이라고 까지는 할 수 없지만 

어째든 좋은 인연이라고 말 할 수 없는 사람도 있고,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저  어렴픗이 남아 있는 사람도 있지만

잊은 듯이 지냈던 그 사람을 생각해보면 

남녀의 모든 만남을

불륜이라는 획일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본다면

어쩌면 너무 편협된 시각일지도 모른다는

나름대로의 변명이다....

 

어째든 서로 배우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이성을 만나다는 것은

우리 사회 의식으로 보면

그리 좋은 모습으로 비쳐지지 않겠지만......

만남의 의미는 소중한 것이다.

'노을 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혀진다는 것은....  (0) 2007.03.19
마음시린 그대에게....  (0) 2007.03.17
화이트데이에.....  (0) 2007.03.14
사랑은....  (0) 2007.03.10
지우개가 필요한 사랑  (0) 2007.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