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향기

처음의 자리

들마을 2008. 10. 14. 10:23

                                    

                           처음의 자리
                               / 겸향 이병한
                         너를 안음으로 
                         온 세상을 다 얻었다고 감격해 하며 
                         소중한 것 끝까지 지켜 가리라 
                         다짐했던 자리 
                         가진 것은 빈 손 뿐이라도 
                         너의 해맑은 미소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던 
                         순수의 자리에서 
                         얼마나 멀어져 가는지 
                         사랑했던 그 순간에 
                         남발했던 언어들은 
                         부도 수표 되어 
                         공중에 흩어진지 오래여도
                         현실이라는 단어 앞에 
                         한 없이 작아지며 
                         그때의 언약 애써 외면해 보지만 
                         저 깊은 심연에선 언제나 
                         그 방향만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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