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향기

이별의 방정식

들마을 2008. 11. 27. 10:11

 

   이별의 방정식 / 김성수


   피 끓는 청춘의 이별은 번지점프 이별이다

   그리 뜨겁게 사랑하다가도

   어느 날 티격태격 한 번에

   그래? 그럼 헤어지자!

   그리고 마치 번지 점프하듯이

   안녕하고 날아간다.


   적당히 나이가 들면 엘리베이터 이별이다

   한 사람을 만나 사랑하다 헤어지고

   얼마 후에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사람을 만나 또 사랑하고

   그러다 문득 옛사랑이 생각나면

   마치 엘리베이터 층 버튼을 누르듯이

   옛사랑을 찾아간다 그리고는 다음에 보자~~

   하고 또 이별하고...

  

   중년의 이별은 계단식 이별이다

   어느 날 문득 이별을 예감하든지 헤어질 작정이면

   우리 사이 친구로 남고 싶어!

   마음 편안하고 아주 좋은 친구...

   그리고 얼마간은 전화로 안부도 주고받고

   어쩌다가 만나서 술 한잔하기도 하고...

   그리고 한 달에 두 번! 다시 한 번!

   그러다 전화번호도 가물가물하게 되고

   그리고 잊혀지고...

   그러니 너무 아파할 필요는 없다

   지나고 보면 이별도 별것 아니다

   이별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이별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계단식 이별이 괜찮을 것도 같다

   별로 억울하거나 분하지도 않을 것 같고

   서로 덜 미워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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