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향기
이별의 방정식 / 김성수
피 끓는 청춘의 이별은 번지점프 이별이다
그리 뜨겁게 사랑하다가도
어느 날 티격태격 한 번에
그래? 그럼 헤어지자!
그리고 마치 번지 점프하듯이
안녕하고 날아간다.
적당히 나이가 들면 엘리베이터 이별이다
한 사람을 만나 사랑하다 헤어지고
얼마 후에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사람을 만나 또 사랑하고
그러다 문득 옛사랑이 생각나면
마치 엘리베이터 층 버튼을 누르듯이
옛사랑을 찾아간다 그리고는 다음에 보자~~
하고 또 이별하고...
중년의 이별은 계단식 이별이다
어느 날 문득 이별을 예감하든지 헤어질 작정이면
우리 사이 친구로 남고 싶어!
마음 편안하고 아주 좋은 친구...
그리고 얼마간은 전화로 안부도 주고받고
어쩌다가 만나서 술 한잔하기도 하고...
그리고 한 달에 두 번! 다시 한 번!
그러다 전화번호도 가물가물하게 되고
그리고 잊혀지고...
그러니 너무 아파할 필요는 없다
지나고 보면 이별도 별것 아니다
이별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이별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계단식 이별이 괜찮을 것도 같다
별로 억울하거나 분하지도 않을 것 같고
서로 덜 미워할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