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빈자리

들마을 2009. 2. 12. 14:40

서로의 시선이 다르므로

서로의 생각이 다르므로

한 공간속에 있어도

똑같은 시선을 즐겨도 의미는 틀리다


나는 너를 생각하는데

너는 나를 생각하지 않을 때가 더 많고

나는 너를 더 이상 떠올리지 않는데

너는 나를 잊지 않았다고 하기도 한다


옳고 그름

그걸 알 수 없는 게 사람의 마음이고

사람들이 숨길 수 없는 게 세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가난

사랑

기침


그러나 꼭은 아니지만

우리는 대부분은 숨기려고 애쓰며 산다.

이기적인 생각인지 모르지만

기침 빼고는 숨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침이야 까짓 것, 하면 그만이니까


몹시도 날씨가 따뜻해서

나도 모르게 다가오는 봄을 떠올리며

이 생각 저 생각을 깊게 한다.


네가 떠나고 나서 만들어진

또 다른 자리

곧 아무렇지도 않게 될꺼라는 걸 알면서도

이제 내가 감출 수 있는 것들처럼

네가 있던 자리쯤은 표시도 나지 않을거라는 걸 알면서도

네 자리를 들여다보는 내 목덜미로

뭔가 체한 듯이 걸린다.


누가 세게

내 등때기를 때려 줬으면 좋겟다..

그러면 늘 체기처럼

내 안에 걸려 있는 네가 쑥 내려가서

다시는 애쓰지 않을거란 생각이지만...


오래전부터 내가 어렵고 힘들 때,

내가 세상에 목말라하고 갈구할 때 마다,

내 앞에 걸려 있던 네 빈자리..


다 타버린 연탄처럼 처량맞다 가도

그 뜨겁게 타올랐던 온기를 기억해주는

그 빈자리에 남아 있는

네 마지막 모습을 들여다 보고 있다.

Only Time / En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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