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향기

너를 보내고 / 이정하

들마을 2009. 6. 18. 10:10

 

 

너를 보내고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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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보내고,

나는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찻잔은

아직도 따스했으나  


슬픔과 절망의 입자만  
내 가슴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어리석었던

내 삶의 편린들이여.  


언제나 나는

뒤늦게 사랑을 느꼈고  
언제나 나는

보내고 나서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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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걸어갔던 길에서

나는 눈을 떼지 못했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는데


툭 내 눈 앞을 가로막는 것은
눈물이었다.


한줄기 눈물이었다.


가슴은 차가운데

눈물은 왜 이리 뜨거운가. 

 
찻잔은 식은 지 이미 오래였지만  
내 사랑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내 슬픔, 내 그리움은
이제부터 데워지리라.


그대는 가고,
나는 갈 수 없는 그 길을
나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할까.


안개가 피어올랐다.
기어이 그대를 따라가야 말
내 슬픈 영혼의 입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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