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향기

길을 걸으며

들마을 2009. 11. 27. 10:00

 

 길을 걸으며

 

   /이효녕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언젠가 그대와 같이 걷던 길

노란 잎사귀 한 잎씩 내려

벤치를 덮는 날

거기에 앉으면

가슴에 느껴오는 추억

나보다 먼저 앉아

그리움을 덮는데

산천이 붉어진 마음

갈길 멀어도 떠날 줄 모른다


오가는 발길에 채이고

또다시 낙엽으로 밟히는 정경

황홀한 환상이

길 끝에 머문다


다시 돌아오리라 생각하지 못하고

내 언제

이리도 멀리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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