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한달을 돌아보며

들마을 2009. 11. 27. 16:00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갑작스런 승진으로 여기 저기 쫓아다니다

파김치처럼 늘어진 마음으로 둘러보니

그동안 내가 남겼던 그림자가 보인다.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림자들은 모두 검은 색이라서

별로 의미를 갖고 있지 못한 것 같지만

내가 살아오며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이는

내 그림자들은 물에 비치는 그림자처럼 각가지 색깔이 있다.


간혹 그림자가 흐릿하거니 아무 흔적도 없기도 해서

모든 사람이 다 쉬운 게 아니지만

한 동안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 다시 편하게 반겨주는 모습을 보며

내가 그들에게 남겨둔 그림자가

비록 무지개처럼 그렇게 아름답지는 못하지만

그런대로 좋은 기억들로 남겨 두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보니 내 그림자는

내가 내 모습을 담아 남기는 것이지만

내가 만났던  상대방을 통해 거울처럼 반사되어

내가 느끼지 못했던 나의 모습까지 담아

내가 다시 볼 수 있게 비쳐지는 것 같다.


나를 그들이 어떻게 받아 들이냐는

결국 내가 어떤 그림자로 남겨졌느냐와

직접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랜 시간을 두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

변함없이 받아주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내가 그런대로 제대로 살아왔다고 본다.


때로는 나를 힘들게 하고 어렵게 하는 상대도 있지만

힘들고 어려웠던 사람들일수록

서로가 상대방을 담는 그림자는 더 뚜렸하고 깊은 것 같다..


늘 만남과 사람들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자.


간혹 무지 속을 썩이는 친구들은

<애인>이라고 생각하자.


또 내 마음을 몰라주고 나를 애태우는 사람들을

<친구>라고 생각하자.


없는 편이 더 나을 거라고 가끔 생각하는 사람들은

내가 힘들 때 곁에 있는 <이웃>이라고 생각하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직은 살아가며 즐겨야 할 시간이 충분하니까

내가 만나며 부딪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 기대를 끌어내리면 내 기쁨이 차오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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