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또 12월 끝자락을 바라보며....

들마을 2009. 12. 6. 12:11

 

 

잘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냥 운명이 이끄는 대로

때로는 운명을 이기고자 거스르며 살다가

어느 날 문득 현재의 삶을 관망할 때

만족스럽지 못한 것을 탓하기엔 내가 너무 무능해 보이고

이것이 인생이려니 받아들이고자 하니까

마음에서 비워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마음이 휑하다.


아직은 정신없이 일에 매달려 지낼 수 있어

간혹 답답한 것은 잊으려고 아예 생각을 하지 않으며

점차 생각하지 않은 것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듯 습관적으로 힘들 던 일들도 기억하지 못하고

먼 이야기로 잊어버리는 횟수가 늘어난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일어나는 일들..


서로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들이대다가

결국 남는 것은 아픈 상처뿐이고

때로는 볼 쌍 사나운 흉터가 생기기 십상이다.


정말 내가 믿었던 진실...


다행히도 지금은 소용이 없게 되어버렸지만

내가 힘들게 뱉어 놓았던 맹세나 약속들..

그 말들이 가졌던 의미들을 아직 믿고 있지만

이젠 그냥 그런 진실이 존재했던 것으로 충분해진 것 같다.

결국 지금 당장 내게 주어진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숨이 막혀 버릴 것 같다는 것만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정말 진즉 한시라도 빨리 손을 놓아야 했었다.

그 상황에서 그냥 떠나주는 것 말고

달리 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는데...

단지 가슴에 메어 오는 허무함에

한번쯤 다시 돌아올 날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련으로

돌아오지 못할 길인 줄 알면서도 서성거리며

긴 시간을 두고 이별을 포장하던 어리석음을 알지 못한 채

결국 혼자만의 시간으로 힘들게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지금 생각의 절반만큼만 철이 났던 들

그리도 애절한 마음을 그렇게 매어 두지는 않았을텐데..

이별이 다가올 때 까지 무엇을 했는지....


그토록 길게 휘날리던 기다림과 그리움도

이젠 망각의 가위질에 무참히 잘려나가고

세월 끝에 육중하게 내려앉은 무정함은

덧없는 세월을 바라보며 종점을 향해 덜컹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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