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옷깃을 스치면 인연이고
속살이 스치면 연인이라지만
때로는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인연이 있고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인연도 있다.
또한 더 머뭇거리면 안 될 인연도 있다.
오래 전에 끝난 친구와의 인연을 놓지 못하고
다시 회복하고 싶다며 마음 졸이던
몇 년 전의 내가 있었고,
어느 덧 너무 길었던 공백이 겁이 나
그 마음조차 걷어 버리게 된 지금의 내가 있다.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맺어졌던 인연이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인지
옷깃을 스치려면 서로 끌어안아야 만나게 되고
끌어안고 옷깃을 스치려면
마음이 통하는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어야 되는데...
지난 시간에 집착할수록
기억의 단상들은 서로 엮이고 엮여
결국 어느 하나 제대로 잡을 수 없다는 걸
매번 뒤늦게 깨닫고 후회를 하곤 한다.
우리의 만남이 스치는 인연이 아니라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소중한 인연이기를 바라며
정말 지우기 싫은 좋았던 기억들은
가슴에 응어리처럼 박혀있었지만
그것을 기억하려고 하는
함께 했던 모든 시간에 대한 마음은
부질없는 혼자만의 욕심이었다.
오늘이 지난 7년의 기억 속에서 숨쉬며
늘 가슴 속에 담겨있는 날이라서 그런지
나도 모르는 설레임과 아쉬움으로
괜스레 부산해지고 허전해지는 나를 보지만
더 이상 이러는 내 모습은
떠난 사람과 나를 모독하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리가 맺었던 인연이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가끔은 지난 추억을 덜어내는 것이
크나 큰 ‘위로’가 될 때가 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