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나
몇 십년 전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우리 또래의 남자 셋이 들어와
소주 한병을 시켜놓고 앉는다.
일순간 느껴지는 삶의 고달픔
각자들 무슨 생각들을 하는지
말없이 깡소주를 마셔대더니
뭔가 조용히 심각한 분위기다.
그런데 건너편 테이블에는
예쁘게 차려 입은 여자들도
동창 모임이라도 있는지
쉬지않고 재잘대며 떠들어댄다.
어딜가나 나이를 불문하고
주위의 분위기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어 내는
대단함을 보여주는 아줌마들.
동일한 공간과 시간 속에 있지만
나 또한 저들과 다른 모습으로
친구들과 이 시간은 맞고 있듯이
각자의 앞에 놓인 모습은 다르다.
내 앞에 있는 시간의 의미는
저들과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이런저런 생각 속에서 빠져 있는데
주위는 여전히 소란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