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향기

겨울사랑

들마을 2018. 2. 10. 08:06

 

겨울사랑 ... 고정희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아득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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