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향기

5월의 시

들마을 2022. 6. 1. 08:36

♣️ 5월의 시 ♣️

ㅡ 이문희 ㅡ

토끼풀꽃 하얗게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속에 들어가
빛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싶다.

저수지 물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꽃 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다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품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위로 깝족깝족 제모습을 자랑할때

나는 두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면씩 펴 가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종일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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