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성큼 달려온 봄기운이 가득한 오후에
순천 송광사를 다녀왔다
봄마다 선암사로 매화를 보러 갔지만
산 너머에 있는 송광사는 교통이 더 편한데도
봄맞이하러 가기는 처음이다.
10여 년 전에 근처에 운동하러 갔다가 둘러본 일이 있지만
서둘러 보고 나와서 별 기억이 없는데
생각보다 한적하고 조용해서
오히려 선암사보다 좋았다.
마침 만개하여 어우러진 노란 산수유 꽃은
매화와는 또 다른 색깔로 표현되는
봄의 아름다움이었다.
비포장산길을 따라 불일암에 올라가서
예전에 읽었던
법정스님의 무소유와 오두막편지, 산방한담등을 떠올리며
잠깐 앉아 있다가 내려왔다.
세상은 어지럽고 힘들지만
늘 큰 스승들이 있어
그나마 우리가 숨 쉬며 살아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