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일이 없는 일상 속에
대학 동기 모임을 다녀왔다.
몇 시간을 즐기기 위해
서울까지 다녀오기는 부담스럽지만
모처럼 미국에서 귀국한 동기가 있어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참석했다.
졸업하고 처음 만나는 동기지만
이번에 같이 준비 중인 책의 초안을 읽으며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았다.
이번에는 그동안 참석하지 못하던
최교수를 볼 수 있어서 반가웠지만
지난번에 같이 폭주를 했던
친구가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고
항암치료를 잘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왔던
친구도 다른 곳에 전이되어
다시 항암치료에 들어갔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이제 다들 나이가 들어가니
모두들 여기저기 고장이 나서
건강 관련한 것들이 화젯거리다.
식사를 마치고 내 기차시간에 맞춰
친구들이 생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겨
모처럼 학창 시절과 군대얘기를 하며
6월에 양평에서 모임을 하기로 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들
이미 제법 긴 시간이 흘러갔고
얼마 남았는지 모르지만 그 시간들을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내가 살아가는 모습이 달라질 텐데...
내가 스스로 걷고 움직이며
내 의지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들은
얼마나 남았을까?
밤기차를 타고 내려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임에서
가장 활기차게 지내던
친구의 투병소식에 괜히 마음이 무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