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423

해물파전과 막걸리

해물파전과 막걸리 / 최 정 수 비가 오는 날이나 날씨가 우중충한 날씨에는 해물파전에 막걸리가 최고다.사람 심리가 술 핑계를 찾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친구가 생각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날씨가 우중충한 날에는 재래시장 전집이 절로 생각난다. 그래선지 비가 오는 날에는 신포시장 파전집은 초저녁부터 가게 안은 사람들로 꽉 찬다. 이젠 세월이 오래되니 사실 옛님도 가물가물하고 그냥 비온후 떨어지는 꽃잎처럼 그저 그렇다. 이젠 옛사랑에 대한 생각도 그리 가슴을 아리게 하지는 않는다. 그냥 비가 오면 습관처럼 사람이 그립고 막걸리가 땡기는 것이다. 이렇게 날씨가 흐린 날에는 친구들과 약속을 잡으려다 안 잡히면 아쉬워하면서 집으로 들어가는데마침 아내가 파전을 만..

들꽃향기 2025.04.22

추억담은 여행

봄꽃들이 화창하게 날개를 펴는 4월 첫주말에 서울 모임에 참석하며 인천에 둘러서 아버님과 며칠을 지내고 왔다.친구와 술 한잔하고 컴컴한 옛동네길을 걷다보니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어렸을 때 자란 동네라서 곳곳에 남아 있는 좁은 골목길 사이로 기억속에 남아 있는 낯익은 풍경들이 떠오른다.친구집이었던 이발소와 생선가게, 비탈길에 있던 국수가게와 쌀가게, 구멍가게, 철물점, 동네우물들...같이 뒤어 놀던 친구들과 동네 사람들...이 동네를 가득 채웠던 황해도 출신 피난민들은 이젠 다 돌아가시고 우리 아버지와 동네 어르신 한분만 남아 있다.같이 놀던 친구들도 그저 흑백 사진 같은 기억 속에서만 어른거린다. 미국에서 귀국한 동기와 같이 대학모임을 한 날이 헌재에서 대통령을 파면한 날이어서 주요 화제는 격동기..

노을 자리 2025.04.11

봄비

봄 비 / 최 정 수 온화한 날씨에 꽃을 피우던꽃잎 위에 촉촉한 봄비가 내린다.봄비에 젖은 개나리 꽃잎은노랑빛 물결 출렁이며더욱 짙은 봄의 한가운데에 있다.매서운 추위를 이겨내고아무도 몰래 화사한 꽃을 피우더니오늘 아침 노란색의 개나리 꽃으로덮혀버린 앞산의 모습세월의 흐름이신비로운 초원의 물길로 다가옴을 왜 모르는지싱그런 초록잎을 적시며파란 새싹 위에 그렇게봄비는 하염없이 내린다.

들꽃향기 2025.04.06

4월의 시

4월의 시 / 이해인꽃 무더기 세상을 삽니다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감사한 맘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두 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4월이 문을 엽니다

들꽃향기 2025.04.03

목련꽃

목 련 꽃 / 최 정 수해마다 봄이면하얗게 피어나는 목련꽃 검정치마 흰저고리 곱게 입으시고 군대 갈 때 배웅하며 손 흔들던 어머니 모습목련꽃이 흐드러지게 피던날대문앞에 서서 미소지으시던어머니의 순백의 사랑하얗게 활짝핀 목련꽃은어느날 늙어버린 어머니 모습어머니는 목련꽃처럼 해마다 피어나는줄 알았는데세월의 흐름도 모르는 철없는불효자식.하얀 꽃잎이하늘하늘 떨어지는 날일곱색깔 무지게 타고가신우리 어머니.....!언제나 봄 이맘때면하얀 목련꽃은 곱게 피어난다.

들꽃향기 2025.04.02

봄의 향연 속에서

봄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대지 만물에게 휴식을 안겨주던 겨울이 자리를 비켜주고꽃샘 추위의 손짓과 가랑비의 속삭임을 들으며 살랑거리는 바람결을 타고 오는 것이다.마산 구산면 바닷가에는 이미 봄이 찾아와 봄을 알리는 복수초, 노루귀같은 꽃만 아니고조그만 풀꽃들과 매화와 산수유가 피어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찾아드는 벌들과 어울려 즐기고 있었다. 이렇게 자연은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서로가 조화롭게 살아가는데인간들만 자기 것을 고집하며 시끄럽다.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사회 전체가 흙탕물이다. 얼마전에 후배와 얘기를 하다가죽음이 두렵다는 말을 들었다.세상에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누구나 죽음은 두려운 것이다.다만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다를 뿐...죽음이란삶의 연장 선상에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따라..

노을 자리 2025.03.14

나를 찾아...

한치 어긋남 없이 흘러가는 세월을 느끼며잠깐 한 순간나를 들여다 본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겹겹히 쌓여진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본래의 모습을 덮고 있다. 내게 남겨진 삶 동안이 많은 껍질을 벗고.내안에 잠들어 있는참 모습을 만날 수 있을까... 애써 지우고 지우도남아있는 찌꺼기 사이에빈자리를 찾아슬며시 찾아 드는이 새로운 찌꺼기들은 어찌할꼬?

노을 연가 202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