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떠나는 봄...

들마을 2007. 4. 15. 21:57

첫 봄을 알리던 개나리 꽃이나

커다란 슬픔같이 피었던 목련꽃이

벌써 지고 사라져 버렸듯이

봄이 왔다는 것은

곧 봄이 간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이

긴 겨울동안 봄을 기다렸던

간절한 그리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터져버린 꽃잎이 봄을 보내며 지듯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만났다는 것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필연적으로 보내야하는

헤어짐이라는 순간이 내재 되어있다.

 

늘 우리는 피어나는 꽃만 바라보고

지는 꽃잎은

그저 귀찮은 존재로

눈길 가는대로만 바라다 보듯이

기다림의 존재는 늘 기쁨이지만

보내야하는 존재는 늘 아픔뿐이다.

 

마지막 벚꽃이 눈꽃처럼

휘날리는 경주 보문 거리를 걷는데

떨어지는 하얀 꽃잎들이

나비처럼 날라와 내 손에 앉혀지며

마지막 생명으로 인사를 한다.

 

그러자 떠나가는 봄처럼

가슴을 떠나가는 마음들이 슬펐다

그렇게 마음에 새겼던 봄도

또 다른 계절을 향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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