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회상독백

들마을 2007. 5. 10. 16:20


    아카시아 향 그윽하던 밤

    파도 소리만 부서지던 바닷가에서
    넌 나의 가슴에 아름다운 문신을 남겨주었다.

     

    어둠을 깨며 스쳐 지나가는 불빛 사이로

    겉 포장 하나없는 네 모습은

    장미꽃보다는 아카시아향 내음이 유난히 진했다.

     

    내게 꼬옥 안겨진 네 모습을 보며

    할 말을 잃고 내 가슴에 힘껏 담으려고

    긴 숨을 들이켰다.

     

    그 해 오월에 너와 나

    그렇게 아카시아향처럼 짙은 사랑을 하며

    우리는 불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렇게 시작한 사랑도

    차가운 현실의 무게와 무던한 인내에도

    보잘 것 없는 시간의 파편만 남기고

    밀물이 일어도
    되돌아 오지 않는 사랑이 되어

    결국 고독한 내 모습만 남겨졌다.

     

    이제와서 무엇이 그리 슬프게 하는건지....

     

    올해도 어김없이 오월의 바람을 타고

    그 바닷가 아카시아 향기는 진했다.

'노을 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의 끝자락  (0) 2007.05.23
마음에 심은 꽃씨...  (0) 2007.05.11
빈자리  (0) 2007.05.09
기억지우기...  (0) 2007.05.06
새롭게 맞는 5월  (0) 2007.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