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향 그윽하던 밤 파도 소리만 부서지던 바닷가에서
어둠을 깨며 스쳐 지나가는 불빛 사이로 겉 포장 하나없는 네 모습은 장미꽃보다는 아카시아향 내음이 유난히 진했다.
내게 꼬옥 안겨진 네 모습을 보며 할 말을 잃고 내 가슴에 힘껏 담으려고 긴 숨을 들이켰다.
그 해 오월에 너와 나 그렇게 아카시아향처럼 짙은 사랑을 하며 우리는 불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렇게 시작한 사랑도 차가운 현실의 무게와 무던한 인내에도 보잘 것 없는 시간의 파편만 남기고 밀물이 일어도 결국 고독한 내 모습만 남겨졌다.
이제와서 무엇이 그리 슬프게 하는건지....
올해도 어김없이 오월의 바람을 타고 그 바닷가 아카시아 향기는 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