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나이를 한살 한살 자꾸 먹어가고 얘들 마저 커져가니까
가끔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것을 속일 수가 없다.
어렸을 때는 시간이 되는대로 여기 저기를 데리고 다니면서
노는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아 놓아서 지금도 가끔 들여다 보는데
언젠가 부터 얘들이 커지고 대학 입시에 매달리게 되면서
가족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나도 바깥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최근에는 가족이 함께 놀러가서 즐길 수 잇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이번에 작은 녀석이 입시가 끝나고 대학에 가고 나면
특별히 온 가족이 같이 놀러 다니기가 힘들 것 같아서
큰 녀석이 시간이 되면 가족이 같이 스키장이나 가려고 콘도를 예약해 놓았더니
큰 녀석이 제대를 앞두고 복학을 위해서
휴가를 써야하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하다며 반응이 신통치 않다.
이제부터 서서히 얘들과 떨어져서 사는 연습을 해야한다.
우리 부모님들이 그랬듯이 시간이 흐름에 맞춰
만나는 횟수를 줄이다가 언제가 마지막 만남이 될거다.
따지고 보면 주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렇데 많은게 아닌데
어덯게 해서든 같이 있는 동안 많은 추억을 만들며 남기고 싶다.
세월이 더 흐르면 다 기억은 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언젠가 불현듯 떠오르면
아련한 꿈 속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놓고 싶다.
우리 얘들에게도 세상에 나가서 힘들어지기 전에
부모에게서 받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어
돈이나 그 어떤 것으로도 다시 가질 수 없는
우리의 사랑을 담아서 가슴 속에 남겨 주고 싶다.
입시가 마음 먹은대로 빨리 잘 됐으면
그동안 고생한 집사람하고 작은 녀석을 같이 여행을 보내주려고 했었는데
그것도 마음 뿐 예상처럼 제대로 되지를 않아서
결과를 기다리며 마음 졸이며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초조한 시간 뒤에 설사 작은 녀석이 원했던 대학이 안되더라도
입시 결과가 나오면 가족이 가까운 곳에라도 가서 같이 지내며
얘들이 어려서 좋아하던 스파게티나 비푸 스튜, 칼국수등을 만들어 먹으며
사진도 찍고 놀다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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