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향기

너를 잊어주기까지

들마을 2008. 6. 20. 14:49

너를 잊어주기까지... 

                               / 강 태민 /

잠시 잠깐,
너를 사랑해서 미안했다.
 
네가 나를 영원히 꿈꾸지 않는 걸 알면서도
너를 사랑해서 정말 미안했다.


이슥한 밤의 정적, 가느다란 호흡에
함께 섞인 신음소리 처량하다.

 

내 모든 기억은

왜 이렇게 슬퍼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너를 잊어주기까지 나는
그리움을 모르는 이 아니었는데...


서로 반쪽이라는 걸 알면서

이별을 해야 하는 나는

꿈속에서도 울었다.

 

잊어야만 하는데
결코, 너를 잊어줘야만 하는데

 

너를 잊어주기까지

울고 또 울어도
깨진 유리잔엔 흔적 없을 눈물뿐이다.

 

 

 

반쪽으로 살아야만 하는 생에
세상의 인연들은 참으로 요란했다.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다면
내 심장에 고인 눈물

말려버리고 싶다.


내 심장을 차라리,
깨뜨려버리고 싶다.

 

결국 사라지고 말
미숙하기 이를 데 없는

 나의 사랑을 증오한다.

너를 사랑해서 정말 미안했다.


너를 잊어주기까지 나는
꿈속에서도 울었다.

 낯선 재회 (Passacalia). 첨부이미지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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