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지. 넌 이미 나를 떠났는데. 가만히 돌아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으니까. 그동안 한참을 아파하고 나서 버림 받은 상처 속에 숨죽여 있던 꽃 같은 빛들이 조금씩 나를 향해 반짝이기 시작해 수도승이 마지막 남긴 사리처럼.... 이제와서 보고 싶어- 라고는 말하지 못할거야. 하지만, 나, 여기 기다리고 있어- 라고는 말하고 싶어..
속이 빤히 보이는 거짓말이라고 해도 정말 널 사랑했으니까.... 굳이 내게 말을 하지 않고 발개진 얼굴로 씩씩대며 나를 한대 힘껏 걷어찬다고 해도 정말 괜찮을거야
말할 수 없는 마음의 바다에 갇혀 혼자서 부르는 나의 노래들보다는 훨씬 나을테니까....
사실 한 때는 네가 나를 잊어버린다고 해도 그게 너라면, 괜찮다고도 생각했어...
너와 나는 첫사랑 연인은 아니었지만 내가 남긴 마지막 순수함으로 그동안 눈비 맞으며 쌓아온 우리들의 소중한 마음과 언어들만으로도 충분할거라 생각했으니까....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