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세월에 실어 보낸 기억

들마을 2008. 12. 22. 20:27

 

떠나야 할 시간을 놓친 뒷모습은 쓸쓸하다.

사람이어도...

마른 가지에 매달린 낙엽도...

가슴 한 구석에 남은 마음도...


서성거리는 모습...

아직도 마른 잎처럼 매달려

약속도 없는 기다림에 흔들리고 있는 마음은

언제나 제 모든 것을 버리고 비우며

깃털처럼 가볍게 떠날 수가 있을런지...


지워도 지워도 남겨지는

끝없는 기다림을 안고 사는 남자의 마음은 힘들다.

한  잎 지워낸 자리에

다시 돋아나는 두 잎...세 잎....

 

그래도 이 시간들이 지나면 

조금씩 조금씩 잦아들 것이라는 생각들에...

미련을 가지고

밀려나가는 저 물결 같은 세월 따라

떠나보내고 싶다.


언젠가 기억의 모퉁이 돌아서면

가슴 아팠던 뒷모습은 한 컷도 남기지 않고

영영 그렇게 떠나가고 없으리라....


흔들리던 불빛

흔들리던 도시

흔들리던 마음

흔들리는 모든 것들을 끌어안고

흔들리며, 흔들리며 멀어지는 세월...


유유히 흘러가는 물결에

마음을 실어

흔들 흔들 떠나보내다 보면

저 멀리 어디쯤

내 젊은 날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저장된 시간들이 있을 것이다.


그 거리가

그 시간들이

그 그리움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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