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기억 속에서 세월이 남긴 것

들마을 2009. 6. 28. 23:46

그 날 그렇게 돌아서면서

마음은 짚시처럼 허공에 발을 내딛으며

내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을 때

어떻게든 버텨보겠다고 발버둥 쳤을 때
불현듯 내 곁에 이젠 없다는 것을 인식했을 때

며칠 밤을 가슴 쓸어 내리며 밤을 새워야 했을 때
끊어버리지 못한 미련으로 보고 싶을 때

어디로든 떠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 때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사람이 없었고

사랑받고 싶어도 사랑해 줄 사람이 없었다


내가 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내 곁에 필요했으며

필요한 누군가가 나의 사랑이어야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그립다는 것이

그래서 버티기 힘들만큼 아프다는 것이

또 다른 의미로 내 삶을 지탱하는

다른 버팀목이 되었다는 것을

혼자가 되고부터 절실하게 알았다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고

그 모질게 또 다시 내 뱉은 말조차

이제는 자신이 없어졌다


긴 아픔을 가진 사람은 안다

그나마 사랑했기에

그렇게라도 살아갈 수 있었다는 것을....


그것마저 없었을 땐

숨을 쉬는 고통조차 내 것이 아닌

빈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세월은 그렇게 나에게 일러주고 갔다..

 

이렇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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