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자리

철새는 때가 되면 돌아온다

들마을 2011. 1. 3. 10:15

꿈을 가지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어려서 부터 미국에 가서 여행을 하고 싶다던

녀석이 결국 자기가 꿈꾸던 미국으로 떠났다

 

떠나기 전 날이 생일이라서 미역국 챙겨먹고 

갖고 싶어하던 캐논 DSRL 카메라도 챙기며

생일 축하와, 송별회, 송년회를 한꺼번에 치루고

한 해의 마지막 날도 비행기 안에서 2번 맞으며 떠났다.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히 무산됐던 나도

언제 다시 찾아올지 알 수 없으니

이번에는 작은 녀석도 있으니

올 봄에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다녀와야겠다.

 

작은 녀석을 보내 놓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며

음식이 까다로우신 부모님들도 즐기시는

차이나타운에 있는 식당에 예약을 해놓고

본가에 둘렀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작은 녀석이 미국간다고 인사하러 갔을 때

큰 돈을 건네 주시고는 난방비를 아끼려도 그러는지

눈도 많이 내리고 추운데 집안이 너무 서늘했다.

 

아무런 내색도 안하며 온도를 높이시는

부모님에 비해 난 뭔가 늘 좀 부족하고

늘 받는 부모님의 정성은 넘치는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출발하는 나에게

내가 드린 봉투에서 차비를 꺼내 주시며

운전 조심하고 건강 잘 챙기라는 하시는 

부모님의 말씀에 또 다른 삶을 느낀다.

 

아마 이런 부모님의 삶을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서

내가 낯선 이들과의 인연에서도 연민을 느끼고

소중한 감정들을 지킬 수 있었던 동력이었을 거다.

그래, 세상에 그 어떤 것들도

마음으로 이어지는 사람보다 아름다울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부모님의 사랑이야 말 할 꺼리조차 안되겠지...

 

지난 해는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겠지만

지난 해에 그리움을 남기고 간 작은 녀석은  

새해에는 가족들이 보내준 사랑으로

무럭 무럭 자라서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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