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세월 속에 묻혀버린
내가 누구였는지 잊을때가 있다
백치같이 밍밍해진 의식 사이로
언젠가 넘어지고 깨어지며 걸어 왔던 길인데
옹이진 아픈 사연조차도
하얀 그리움으로 몽실하게 피어나며
새로운 나를 찾아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 아픔 사이에서
헤매던 시간들을 돌이키면
가끔은 일탈을 통해 낯선 곳에서
낯선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고 싶다
진정한 내 모습과 내 마음은 무엇이었는지를...
고요 속에 머무르며 내 가슴 속에서 떠오른는 대로
여기 빈자리에 남겨진 그 자체의 숨결만으로
자유롭게 무상의 상념들을 흘려보내고 싶기도 하다.
잠시 멈추고 바라보는 시간 속에는
여전히 신비로운 빛으로 남겨져 있는
마음도 아닌 마음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언제나 속내를 알 수가 없었던 그 마음처럼
영원히 저 멀리 사라져 버린 시간들..
침묵 속에 앉아 졸고 있는지, 깨어있는 것인지
때로는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적적한 기운만 남은 것이 차라리 찬연할 때가 있다.
생각해보면 꿈만 같았던 삶
그 삶을 떠바치고 있었던 내 순수의식만이
아직도 바보처럼 조용히 스스로 빛을 내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내겐 그것들을 향한 어떤 길도 보이지 않고
이미 어떤 의미를 붙인다 해도 죽어버린 것들인데....
그래서 애초부터 우린 누가 더 주고 받은 것도 없는
조건 없는 평등한 관계였던 것이다.
번뇌란 번뇌하는 자의 몫일 뿐일 뿐...
어느 누구도 그것의 희생자가 될 순 없기에
스스로 해탈을 하듯이 족쇄에서 벗어나며
우린 그래도 서로 사랑하는 일에 의지해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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